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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적으로 AI를 만드는 비법, '지식 증류'

2026.03.13

 

최근 OpenAI, 앤스로픽(Anthropic), 구글 등 미국의 주요 AI 기업들이 중국 기업들의 ‘지식 증류(Knowledge Distillation)’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습니다. 딥시크(DeepSeek)를 포함한 경쟁사들이 증류 기법을 악용해 자사 모델의 결과물을 대규모로 추출해가고 있다는 주장입니다.

 

실제로 앤스로픽은 지난 2월 23일, 딥시크·문샷AI·미니맥스 등 중국 기업 3곳이 자사 모델의 데이터를 조직적으로 추출한 정황을 확인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사 결과, 이들은 약 2만 4,000개의 가짜 계정을 동원해 총 1,600만 건 이상의 대화 데이터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업별로는 미니맥스가 1,300만 건, 문샷AI가 340만 건, 딥시크가 15만 건의 데이터를 추출한 것으로 집계되었습니다.

 

OpenAI 역시 미국 하원 중국특수위원회에 제출한 메모를 통해, 중국 기업들이 자사 모델의 결과물을 ‘증류’에 활용하고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본래 지식 증류는 소형 모델의 성능을 높이기 위한 효율적인 훈련 기법 중 하나입니다. 실제로 구글은 상위 모델 '제미나이 프로'를 기반으로 '제미나이 플래시'를 개발한 바 있습니다. 다만, 경쟁사의 유료 모델 결과물을 무단으로 대량 활용하는 행위는 업계에서 사실상의 기술 도용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이 '지식 증류'가 무엇이고, AI 모델 발전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등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지식 증류 기법이란?

 

‘증류’라는 용어는 2015년 Geoffrey Hinton, Oriol Vinyals, Jeff Dean이 발표한 논문 ‘Distilling the Knowledge in a Neural Network’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이는 ‘크고 복잡한 AI 모델이나 앙상블에서 더 작고 빠른 AI 모델로 지식을 전달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이 기법의 핵심적인 차별점은 작은 모델을 단순히 정답 데이터로만 훈련시키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거대 모델(교사 모델)의 확률 분포 정보를 함께 제공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이를 통해 학생 모델은 단순히 정답이 무엇인지를 인지하는 수준을 넘어, 교사 모델이 각각의 옵션에 대해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선택지 간의 상대적 확률 분포는 어떠한지 등의 고차원적인 정보를 학습하게 됩니다.

 

그 결과, 학생 모델은 더 적은 파라미터로도 교사 모델에 근접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으며,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일반화 능력 역시 강화될 수 있습니다.

핵심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지식 증류란 학생 모델이 단순히 ‘결과’를 복제하는 것이 아니라, 교사 모델의 ‘행동과 판단 패턴’을 모방하도록 최적화하는 기법입니다.

 


지식 증류 기법의 이점

 

지식 증류의 가장 큰 장점은 성능을 일정 수준 유지하면서도 메모리와 연산 자원에 대한 요구를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점입니다. 증류를 통해 만들어진 소형 모델은 상대적으로 적은 계산 자원으로도 동작하기 때문에, 엣지 디바이스나 모바일 환경, 임베디드 시스템 등 인프라 제약이 있는 환경에서도 활용이 가능합니다.

 

또한 모델 규모가 작아질수록 추론 속도는 자연스럽게 빨라집니다. 이는 응답 지연이 중요한 실시간 서비스나 대규모 트래픽을 처리해야 하는 환경에서 특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운영 관점에서 보면, 동일한 인프라로 더 많은 요청을 처리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성능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됩니다. 학생 모델은 교사 모델의 판단 패턴을 학습하면서 단순한 정답 재현을 넘어 보다 구조화된 지식을 습득하게 됩니다. 이 과정은 과적합(Overfitting)을 완화하고, 새로운 데이터에 대한 일반화 성능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습니다. 특히 데이터가 제한적이거나 노이즈가 많은 환경에서는 보다 안정적인 학습이 가능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지식 증류는 여러 교사 모델로부터 지식을 통합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다양한 아키텍처와 도메인에서 축적된 전문성을 하나의 모델에 반영할 수 있으며, 결과적으로 보다 균형 잡힌 성능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거버넌스 관점에서도 의미가 있습니다. 원시 데이터를 직접 공유하지 않고도 모델을 훈련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 보호나 보안 규제가 엄격한 환경에서 대안적 접근 방식이 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증류된 모델은 상대적으로 에너지 소비가 적습니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효율을 넘어, 대규모 AI 운영에서의 비용 절감과 지속가능성 측면에서도 의미를 갖습니다. 결국 지식 증류는 고성능 AI를 보다 경제적이고 확장 가능한 방식으로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실질적인 수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 DeepSeek-R1, DistilBERT 등의 성공 사례

 

지식 증류의 대표적 사례로 자주 언급되는 기업이 DeepSeek입니다. DeepSeek은 자사 고성능 추론 모델인 DeepSeek-R1의 역량을 더 작은 모델로 이전함으로써, 강력한 추론 능력을 보다 넓은 사용자층이 활용할 수 있도록 확장했습니다. 특히 R1에서 확보한 80만 개의 고품질 훈련 예제를 사용해서 Qwen이나 Llama 같은 오픈소스 모델을 파인튜닝했고, 이렇게 증류한 모델들이 소형 모델에 직접 강화 학습을 적용하는 것보다 훨씬 더 나은 성능을 보여줬습니다.

 

다만 이 과정은 논란도 동반했습니다. OpenAI는 딥시크가 훈련 데이터의 보완 및 개선을 위해 ChatGPT와 같은 독점 모델의 데이터를 무단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시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 등 타사 역시 DeepSeek 관련자들이 데이터를 추출하려는 비정상적인 활동을 탐지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소식들 때문에 ‘지식 증류’라는 기법에 따라오는 윤리적인 경계, 그리고 독점적인 AI 기술의 보호 방법과 범위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고 있습니다.

 

이런 논란들에도 불구하고, DeepSeek의 ‘지식 증류’ 결과는 아주 인상적이고도 중요한 측면이 있습니다. 증류된 DeepSeek-R1-Distill-Qwen-7B 모델은  QwQ-32B 같은 훨씬 더 큰 모델과 비교해 경쟁력 있는 성능을 기록했고, 증류된 32B·70B 버전 역시 오픈소스 추론 영역에서 의미 있는 벤치마크 성과를 냈습니다.

 

Image Credit: DeepSeek-R1 논문

 

증류 기법의 또 다른 좋은 사례는, 자연어 처리(NLP)의 고전적인 사례인 허깅페이스의 DistilBERT입니다. 이 모델은 BERT 모델의 증류 버전인데, 런타임의 약 60%만으로도 BERT가 가진 언어 이해 능력의 약 97%를 유지하고, 동시에 모델 크기는 40%나 줄였습니다.

 

시각 및 음성 인식 영역에서의 성과도 주목할 만합니다. 메타 AI의 거대 세그먼테이션 모델인 SAM은 피처 맵 손실(Feature Map Loss) 조합을 활용한 KD-SAM으로 증류되어, 의료 이미지 분석 등에서 원본과 대등한 정확도를 유지하며 경량화에 성공했습니다. 아마존 알렉사(Amazon Alexa)의 경우, 교사 모델이 100만 시간 이상의 음성 데이터를 처리해 만든 소프트 타겟을 바탕으로 소형 음향 모델을 훈련함으로써 제한된 하드웨어 리소스 환경에서도 정확한 실시간 음성 인식을 구현했습니다.

 

‘지식 증류’는 배터리 전원이나 저전력으로 작동하는 마이크로컨트롤러, 센서, 분산 기기 등의 엣지 장치에 AI 모델을 배포하는데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오늘은 ‘지식 증류’라는 훈련 기법과 비즈니스적 가치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지식 증류는 단순히 데이터를 복제하는 차원을 넘어, 교사 모델의 추론 체계와 확률적 판단 기준을 학습함으로써 고성능 경량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혁신적인 방법입니다.

 

완성도 높은 소형 모델은 AI 기술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더 많은 사용자가 일상과 비즈니스 곳곳에서 최첨단 지능을 경험하게 만드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습니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지식 증류 기법이 고도화됨에 따라 현재의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고 소형 모델의 성능을 극대화한다면, 누구나 AI에 쉽고 저렴하게 접근할 수 있는 보편적 AI 시대가 더욱 앞당겨질 것입니다.

 

다만 최근 미·중 AI 기업 간 갈등에서 보듯, 지식 증류는 기술적 가능성과 함께 윤리적·법적 경계 문제를 동시에 내포하고 있습니다. 모델 출력의 활용 범위, 지식 이전의 정당성, IP 보호와 경쟁 질서의 문제는 향후 산업의 중요한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향후 지식 증류 기술을 도입하고 발전시키는 과정에서는 기술적 고도화뿐만 아니라 데이터 활용의 정당성과 윤리적 가이드라인에 대한 깊이 있는 고민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Writer: Turing Post - Ksenia Se & Ben Eum

Edit: Metanet

 

#AI